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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문서’를 입맛대로… 트럼프 측근들 압력 논란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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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보건복지부의 수석 대변인 마이클 카푸토(왼쪽). 카푸토는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커뮤니케이션 팀장을 맡았을 뿐 아무런 의학적 배경이 없음에도 코로나19 대응의 중추 역할을 하는 자리에 임명됐다는 비판을 받는다. 출처: CN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건복지부(HHS)에 앉힌 낙하산 인사들이 보건당국의 질병 주간 보고서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질병 주간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등의 질병 상황을 담고 있다. 낙하산 인사들은 보고서의 사전 검토와 사후 수정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2일(현지시간) 트럼프 측 인사들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코로나19 관련 주간 보고서의 내용을 검토하고 수정할 권한을 요구하며 CDC 관계자들을 압박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측 인사란 마이클 카푸토 보건복지부 대변인과 선임 보좌관 폴 알렉산더 등을 가리킨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측 인사가 로버트 레드필드 CDC 소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에게 보낸 여러 개의 이메일과 익명의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했다.

이에 따르면 카푸토 대변인실은 CDC 보고서를 두고 코로나19 위험성을 부풀리고 확진자들이 개인적 부주의 탓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적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내용을 수정하려고 했다. 어린이들의 코로나19 취약성을 발표한 앞선 보고서 2건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을학기 개학정책을 방해한다며 사후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한때 “게임 체인저”라고 극찬한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대해 “기대 효과가 부작용에 못 미친다”고 지적한 CDC 보고서의 발간을 한 달가량 막았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주에야 발행됐다.

CDC 담당자들에 대한 노골적 비난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카푸토의 선임 보좌관인 폴 알렉산더는 지난달 8일 레드필드 CDC 소장과 다른 고위 간부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CDC는 (트럼프)행정부에 타격을 주려고 문서들을 만드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CDC는 매주 과학자들과 공중보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의학 학술지 ‘발병률 및 사망률 주간 보고서’(Morbidity and Mortality Weekly Reports·MMWRs)를 발행하고 있다. 보건분야 비영리단체인 카이저 패밀리 재단의 제니퍼 케이츠는 이 보고서를 두고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정보를 얻기 위해 반드시 찾는 자료”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이 작성하는 이 보고서는 수십년간 미국 공중보건의 초석 역할을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CDC에서도 ‘가장 신성한 문서’로 외부세력 개입을 막기 위해 정치권에서 임명된 이들에게는 보고서 발간 직전에야 그 내용이 공개됐다.

그러나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자신의 대선 캠프에서 커뮤니케이션 팀장을 맡았을 뿐 아무런 의학·과학적 배경이 없는 카푸토를 코로나19 대응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보건부 수석대변인으로 앉힌 이후 이런 원칙이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CDC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들은 CDC 측이 보고서 내용을 사후에 수정하려는 카푸토 측의 시도에 단호히 맞서왔지만, 보고서 발행 전 대변인실에 사전 검토를 허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가 카푸토에게 보고서 내용을 수정하려는 이유를 질의하자 카푸토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CDC 내부 ‘딥 스테이트’(미국 정부 내 비밀 세력)의 악의가 아닌 증거와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팬데믹 정책을 세우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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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13, 2020 at 01:49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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